내가 제주도에서 살고 있다고 느끼게 해 준 텃밭
어린시절에는 놀이터 보다는 친구들과의 놀이공간은 대부분 집근처 하천이나 산이었던 것 같다. 물론 깊숙하지 않은 집이 가까이 보이는 그런 곳....지금 생각하면 그시절엔 시냇물 참 많았고, 물도 맑고 깨끗해서 그런지 개구리, 도마뱀도 심심찮게 눈에 띄었던 것 같다. 지금은 깊은 산골짜기에 들어가면 들을 수 있는 개구리소리가 되었듯이...
그나마 다행인것은 내가 이사 온 제주도는 어린시절 풍경을 조금이라도 느낄 수 있는 그런 곳이라 너무 좋다. 높은 빌딩이 들어서 햇살이 겨우 들어 오는 마천루가 있는 곳보다 푸르름이 가득하고 공기가 맑은 이곳에서 사는게 좋다. 간혹 아는 사람들이 가까이 없어 그것이 조금 외롭게 느껴지기도 하지만 그 또한 시간이 지나가면 다 해결될 일이라 넉넉한 마음을 가져 본다.
내가 일하는 가게 뒷마당은 다양한 채소와 나무가 있다. 야자수까지 있어 '내가 제주도에 살고 있구나!'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상추, 치커리, 대파, 미나리,가지,마늘등 농산물이 가득한 텃밭 풍경만 봐도 여유로운 마음이 들기에 충분하다. 물론 내가 키우는 것들이 아니어도 보는 것만으로도 넉넉한 마음이다.
자연을 만끽할 수 있는 가게 뒷마당 텃밭
난 이 텃밭에서 어린시절 본 후, 정말 오랜만에 보는 고사리의 모습을 자세히 보게 되었다. 어린시절 고사리가 있던 곳은 깊은 산골짜기 약수터나 조금 험한 산길에 있어 어른들이 고사리가 있는 곳은 깊은 산이라고 들어가지 마라는 말도 했었다. 거기다 고사리 주변에는 뱀이 있다는 말까지...그래서 어린시절 고사리가 보이면 멀리 떨어져 걸었던 기억이 새록새록하다.
가게 뒷마당 텃밭에서 본 고사리
가게 뒷마당엔 고사리가 곳곳에 자란다. 깊은 산골짜기에만 있던 고사리를 이곳 텃밭에서 많이 보게 되다니 처음엔 너무 신기했다. 그래서 텃밭 주인장에게 말도 안되는 이런 말을 했었다.
" 고사리 주변에는 뱀이 있다는데 여기도 있나요? "라고....
그 물음에 미소를 짓던 주인장의 모습이 선하다.
그럼 텃밭에 있는 고사리는 어떻게 자라고 있을까? 돌 틈사이에 뿌리를 내려 자라고 있다.
카메라를 자세히 갖다 대어 사진을 찍으면 마치 깊은 산골짜기에서 고사리가 나는 것처럼 묘한 기운이 느껴진다. 어릴적 추억도 사진으로 느끼게되니 요즘 카메라기술도 나름 좋은 것 같다. 사진 한 장으로 다 설명이 되니까...
고사리잎사귀
30년 만에 보는 고사리의 모습은 어린시절 추억을 곱씹어 보기에 충분했다.
고사리가 열리는 뿌리가 털이 뽀송하다는 것도 이번에 자세히 보고 알게 되었다.
돌 사이에 신기하게 자라는 고사리
정글에 온 듯한 고사리의 생태모습
고사리 뿌리 이렇게 생긴거 모르는 사람 많을 듯...
헉!!!!
왕거미같다.
무서버...
ㅡ,.ㅡ;;;
돌 사이로 점점 뿌리가 뻗어가는 모습이 신기할 따름이다. 어릴적엔 땅 속에서만 고사리가 자라는 줄 알았는데 그게 아니었다. 무식이 탄로나는건가...ㅋㅋㅋ
가게 뒷마당 텃밭은 제주도에 내가 살고 있다고 느끼게 해 주는 곳이고.. 자연의 아름다움에 흠뻑 빠지기에 충분한 그런 곳이다. 물론 휠링이 되는 그런 곳이기도 하다.
30년 만에 본 고사리 모습에 많은 생각을 하게 되었다. 어린시절 추억을 비롯해 과거와 지금의 참 많이 변해버린 우리네 주변 환경에 대해서도 말이다. 물론 이곳 제주도는 다행히도 옛모습을 간식한 곳이 많아 다행이다. 그 덕분에 공기가 맑은거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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