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근 보관법
겨울엔 제주도는 당근 수확철이다. 그렇다보니 그 비싸디 비싼 당근은 사먹지 않고 산다. 이웃들이 농사 짓는 분들이 많아서 주시는게 많기 때문이다. 사람 마음이 참 희한한게 몸에 좋은 당근이 없어 마트에서 구입할때는 정말 알뜰하게 먹고 자주 먹었는데 당근이 집에 많으니 빨리 해 치워야 함에도 그렇지 못하다. 뭐랄까... 해 먹는 요리가 한정되다 보니 그렇게 빨리 줄지 않는다.
그래서 당근을 받는 즉시 육지에 있는 가족, 지인에게 보내준다. 그리고 남은 당근은 잘 관리를 해 냉장고에 보관해 먹는다. 당근은 자칫 잘못 보관하면 습해서 물러지는 경우가 많아 되도록이면 빨리 먹는게 제일 좋다.
해마다 당근이 넘쳐나니 나름대로 오랫동안 두고 먹는 나만의 노하우가 생겼다. 그건 바로 흙이 묻은 당근은 잘 씻은 뒤 물기를 제거하고 지퍼백이나 락앤락에 넣어 냉장고에 보관하면 2주 ~ 한 달은 두고 먹을 수 있다.
예전에 처음 당근 한자루 씩 얻어 먹을때는 흙이 묻은 채로 두었다가 거의 다 버린 기억이 있다. 어떤 분들은 당근을 신문지에 돌돌 말아서 박스에 넣어두면 한 달 동안도 끄떡 없다고 하던데 직접 해 보니 그 방법도 효과는 없었다. 대부분 인터넷 상에서 ' 카더라~ ', ' 그렇더라 ~' 하는 이야기로 현혹 하지만 신문지에 싸서 박스에 보관해도 흙으로 인해 곰팡이가 생기고 엉망이 된다. 고로..... 내가 지금껏 해 본 결과 당근에 묻은 흙을 잘 제거하고 물기를 제거 한 뒤 밀봉해 보관하는게 제일 나았다. 물론 나처럼 당근 몇 자루를 얻을 경우 하는 말이다.
당근을 배송할때는 과일박스나 스치로폼 박스를 이용하면 부딪혀서 상할 위험이 줄어 든다.
당근 배송을 하려고 곱게 담았더니 남편이 하는 말.... 그것까지고 되겠냐며 10kg씩 담아서 부치라고 해 급하게 과일박스를 구해서 택배로 부쳤다. 그렇게 하고도 꽤나 많은 당근이 남아 그것은 올 겨울 내내 우리가족이 먹기로 하고 잘 씻어서 냉장고에 보관하기로 했다.
당근을 씻어 놓으니 고운 색이 식감을 자극했다. 당근은 깨끗이 씻어 그냥 먹어도 정말 맛있다. 제주도 당근은 타 지역에서도 알아주다 보니 가격대가 만만치 않다. 얼마전에 농협 마트에 갔더니 당근 하나씩 포장해 한 개당 1,500원~ 2,500원씩 해 엄청 놀랐다. 겨울철 당근 가격이 이렇게나 비싼데 정말 버리는 것 없이 다 먹어야겠다는 생각이 절로 들었다.
당근은 흙을 제거하고 물기만 없어도 오랫동안 두고 먹을 수 있다. 예전에 당근을 얼려서 보관해 봤는데 채썰고, 깍둑썰기 하고 구분해서 담았더니 오히려 잘 요리가 안되어 이번엔 모조리 냉장보관 하기로 했다.
냉장고가 2대가 있어 다행이라는 생각이 드는건 평소 장을 보면 한꺼번에 보는 편이라 냉장고에 쟁여 두고 먹는 편이다. 사실 시골이라 이렇게 냉장고에 먹을 것을 넣어 두지 않으면 마트 장을 보러 일부러 시내까지 가야하는 번거로움 때문에 냉장고를 2대 둔 이유인지도 모른다.
냉장고 하나 야채실이 비어진 상태라 그곳에 당근을 넣어 두었다.
이렇게 정리만 해 놓아도 뿌듯하다. 뭐든 정리만 잘 해 두면 요리하는 재미도 솔솔하고 무엇보다도 식재료 관리도 수월하다.
제주도에서 유명한 구좌당근은 그냥 먹어도 엄청 달다. 간식으로 먹기도 정말 좋다.
그리고 당근쥬스를 만들어 먹어도 좋다. 사과와 당근을 넣고 쥬스로 하루 한 잔만 먹어도 건강에 엄청 좋다.
요즘엔 사과도 가격이 많이 올라 이 또한 매일 사기가 겁날 정도다.
일단, 있는 사과로 당근쥬스 만들어 먹고 나머지 당근은 착즙기를 이용해 100% 당근쥬스로 만들어 먹어야겠다.
사과 + 당근 + 물을 섞어서 만들기에 당근이 빨리 소비되지 않는다는 단점.... 하여간 이번만 이렇게 먹고 다음엔 착즙기를 이용해 당근 100% 착즙해서 먹기로 했다.
당근 손질 한 지 얼만 되었다고 남편이 당근 몇 자루를 또 받아 왔다. 비싼 가격에 팔고 있는 당근이기에 그냥 아무말 하지 않고 또 이것도 깨끗이 씻어 냉장고에 보관하기로 했다.
지퍼백에 일일이 남을수도 없는 상황이라 락앤락 빈통에 다 채워 넣었다.
냉장고가 2대가 아니었음 이 많은 당근을 어쩔 뻔..... 하여간 이렇게 한쪽 냉장고에 당근으로 가득 채웠음에도 베란다에는 또 다른 당근 자루들이 남았다. 일단, 베란다 당근부터 빨리 먹어 치워야 할 상황이 된 셈이다. 제주도 살이 10년이 넘었다. 시골에 살다보니 겨울철엔 감귤을 비롯해 당근이 떨어질 날이 없을 정도로 난 행복한 비명을 지르고 있다. 제주도 겨울은 따뜻한 마음을 가진 이웃들 덕분에 그 비싸디 비싼 채소는 풍성하게 먹는다.
제주살이 당근 보관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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