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귀때문에 불효자가 되어 버린 황당한 사연.

2010. 1. 22. 06:00추억 속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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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효자가 되어 버린 장래식 그 이유는..

지금으로 부터 25년전..
부산에서 겨울에 눈 보기란 정말 힘든데..
희안하게 25년전 폭설이 왔던 날을 너무도 생생히 기억하고 있습니다. 
그날이 바로 아버지께서 돌아 가신 날이라 더 그런지 모릅니다.
그당시 몇 십년만에 부산에 내린 폭설이라고 매스컴을 뜨겁게 달군 날이었죠.

지금은 장례식장이 따로 있어 그곳에서 장례를 다 알아서 치뤄 주지만
옛날엔 집에서 대부분 장례를 치뤘었답니다.
시골이었다면 넓은 마당에서 조문 오신분들에게 음식을 대접했겠지만..
부산이라 마당이라고는 집 사이의 공간이 고작이어 어쩔 수 없이 좁은 공간에서
조문객들에게 음식을 대접했던 기억이 납니다.
나름대로 다른 집들 보다 큰 집이었지만 아버지께서 평소 아는 분들이 많아서
그런지 장례를 치르는
 동안 내내 조문객들이 붐벼 상주인
우린 하루종일 서 있을 정도였을 정도..

그렇다 보니..
며칠 장례를 치르는데 언니들과 전 평소에도 몸이 약해 실신할 정도였답니다.
그래도 아버지 장례식인데 피곤하다고 교대로 조문객들을 받는다는 것도
그당시에는 이해가 되지 않았던 상황이라 끊임없이 밀려드는 조문객들을 받느라
몸이 전부 천근만근..그런데다가 너무 많은 조문객때문에 곡을 하는 것도 쉽지 않았습니다.

그렇게 며칠 기가 다 소진될 즈음..
멀리 서울에서 아버지와 절친했던 친구분이라며 조문을 왔답니다.

" 얼마나 상심이 크시겠습니까.."
" 네.. 와 주셔셔 감사합니다. "

예의상 서로 인사를 나눈 뒤..
아버지 친구분이 조문을 하기위해 향을 피운 후 절을 하기위해 엎드렸습니다.
그런데..
웃지 못할 황당한 일이 거기서 일어 났지요.
슬픔에 젖은 얼굴로 아저씨가 절을 하려고 엎드리는 순간..
방안의 엄숙한 분위기를 깨워 버리는 일이 발생하고 말았습니다.
붕~~
' 이게 무슨 소리고! '

갑자기 정적을 깬 방귀소리에 곡을 하며 서 있던 언니들과 전 서로 얼굴을 보며
황당한 표정을 지었답니다.
그때..
평소에 웃음이 많은 작은언니가 갑자기..

푸~~훗
하고 웃는 것이었습니다.
물론 큰소리는 아니고 웃음을 억지로 참으려다 나온 웃음..

" 00야 .."

큰언니가 근엄한 목소리로 작은언니에게 눈치를 주며 웃지 말라는 신호를 보냈습니다.
작은언니는 큰언니의 말에 갑자기 고개를 숙이더니 자신의 손과 허벅지를 꼬집으며
웃음을 애써 참고 있더군요.

바로 옆에서 작은언니의 모습을 보고 있노라니 어이가 없기도 했지만..
웃음보가 터져 웃음을 참으려는 언니의 모습이 솔직히 더 웃겼답니다.
그런데..
웃음을 억지로 참고 있는데 황당한 일은 한번으로 그치지 않았다는..
절을 하면서 방귀를 대포같이 뀐 아저씨는 아무일 없다는 듯
슬픔에 젖은 얼굴로 일어나는 모습이 왜 그리 그당시에는 우스웠는지..
떨어지는 낙엽만 봐도 감수성이 예민했던 시기라 더 그랬는지도 모릅니다.

두번째 절을 하면서 또 다시..
대포같은 소리가 방안에 울렸습니다.
처음보다 더 소리로..

푸~훗!
ㅋㅋㅋ..

자신의 손을 꼬집으며 웃음을 참고 있었던 작은언니
끝내는 웃음을 참지 못하고 계속 키득 키득 웃는 것이었습니다.

" 언니야.. 고마해라..사람들 본다 아니가.."
"ㅋㅋㅋ....."

사실 저도 웃음을 참느라고 이를 꽉 물고 있었는데 정신을 못 차리고 자꾸 웃는 언니의
모습을 보니 웃음바이러스가 저에게까지 전염되어 버린 것이었습니다.
물론 소리없이 다른 사람들 눈치를 보며 웃었지만..

그런데..
이 모습을 멀리서 지켜 본 조문객들은 이런 상황을 잘 알지 못하고
안 좋은 눈빛을 계속 보냈습니다.

' 이 놈의 짜슥들.. 아버지가 돌아 가셨는데 뭐가 좋아서 .. 쯧쯧쯧....'
ㅠ..
사실은 그게 아닌데..

멀리서 본 어르신들은 알리가 없었습니다.
이 모습을 본 큰 언니는 도저히 안되겠다 싶어 작은 언니를 쿡쿡 찌르며 한마디 하더군요.

" 00야.. 나가라.. 니 때문에 사람들이 우리보고 불효자라 하겠다. "

그 말에 작은언니 조용히 밖으로 눈치를 보며 나갔습니다.
사실 누구보다도 아버지의 죽음에 슬퍼한 작은언니인데..
아버지 친구분의 방귀때문에 웃음을 참지 못해 사람들의 따가운 시선을 받았답니다.

25년이 지난 지금..
아버지 제삿날이 되면 황당했던 아저씨의 방귀사건으로 벌어진 일로 인해
웃음을 참느라고
자신의 손과 허벅지를 꼬집으며 웃음을 참던 언니의 모습이 선합니다.
방귀를 한 번만 뀌었다면 웃음을참았을텐데..
절을 할때마다 대포같은 방귀소리로 엄숙한 장례식 분위기를 흐린 아저씨 덕분에..
작은언니는 조문 온 어르신들에게 불효자라고 낙인이 찍혀 버렸답니다.
지금 생각하면 참 어이없고 웃지 못할 황당한 일로 모두의 기억속에 남아 있답니다.

사실 그날의 일을 생각하면 지금도 피식 웃음이 나옵니다.
철없던 그때..
절대 웃으면 안되는 장소인데 말입니다.



그때 ..
웃음보를 참지 못하고 불효자로 낙인된 작은언니는
아버지 산소에 갈때마다
아버지 생각에 제일 많이 운답니다.

문디..
그때 웃지 말고 좀 참지...
...

벌써 25년이라는 세월이 흘렀지만..
그 방귀사건때문에 우린 아버지를 하늘나라로 보낸 그날을 절대 잊지 못한답니다.
눈이 정말 많이 왔었던 그때 그시절을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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